[스크랩] 이용하는 사람 vs 이용당하는 사람 (4)
이용하는 사람 vs 이용당하는 사람 (4)
가을사랑
영희는 순진에게 당했다. 순진의 말만 믿고 돈을 빌려 주었다가 1억원을 날리게 된 것이다. 영희가 순진을 알게 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우연히 어떤 친구가 영희에게 순진을 소개해준 것이었다.
우리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만나게 된다. 그런데 돈이 있어 보이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쩐지 계속해서 관계를 지내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일반적인 심리다.
그래서 사람들은 겉으로 돈이 많은 척 하기도 한다. 돈이 많다고 해야 다른 사람들이 호감을 갖게 되고 대접을 잘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돈이 없다고 해서 남에게 돈이 없는 것을 자랑해서 도움이 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른 사람들이 귀찮아하고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물론 일부 공직자나 성직자들은 과장해서 돈이 없는 것처럼 청빈을 내세우기도 한다. 돈을 멀리하고 오직 자신이 하고 있는 분야의 일에만 헌신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다. 일부러 적은 평수의 아파트에서 살기도 하고, 자가용도 비싸지 않은 차를 타기도 한다.
그러나 속으로는 부정부패에 빠져 뇌물과 검은 돈을 받아 쌓아둔다. 차명으로 부동산과 돈을 관리한다. 자식들에게 거액을 상속해주고 초호화판 결혼식을 올린다. 호텔에서 혼사를 치루면서 1억원 가까이 낭비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근면과 검소를 강조하면서 뒤로는 사치와 낭비를 일삼고 있다.
영희는 순진을 알게 되어 좋았다. 잘 나가는 클럽의 사장을 알게 된 것이 기분이 좋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순진을 잘 알고 있다고 자랑을 하고 다녔다. 순진도 영희를 잘 대해 주었다.
영희의 사회적 지위가 별 것이 아닌데도 이상하게 영희에게 성의껏 잘 해주었다. 식사도 대접하고 술도 대접했다. 그러다가 3개월이 지난 다음 순진은 영희에게 전화를 걸어 급하게 돈 3천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유인 즉, 클럽을 운영하면서 아가씨들에게 줄 선금이 모자라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한달만 쓰고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자는 5부 이자를 주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돈이 많아 보이는 사람에게 쉽게 넘어간다. 순진은 일본의 어느 큰 도시에서 커다란 규모의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영희는 순진이 돈을 잘 벌고 있는 사업가로 믿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빌려주는 돈은 순진에게 큰 돈이 아니고 쉽게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순진은 사업을 크게 하고 있었지만,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허덕이고 있었다. 사업이란 그렇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사람은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