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결혼한 남자 사법연수생이 미혼의 여자 사법연수생과 사랑에 빠졌다. 그 결과 유부남인 사법연수생의 아내는 심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 유가족은 이런 비극을 초래한 두 사법연수생이 판사나 검사, 변호사로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투쟁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사건으로 언론에 많이 보도가 되고 있다.
사법연수생도 인간이다. 결혼해서 부부 사이가 나빠 별거할 수도 있고, 다른 이성과 연애를 할 수도 있다.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 불거지는 것도 아닐 것이고, 이번 사건처럼 크게 문제되지도 않을 것이다. 심지어 이혼하는 부부도 많이 있다. 법조인이라고 해서 이혼하지 않고 모두 행복하게 처음 결혼한 배우자와 평생 살라는 법도 없다. 다만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첫째, 날이 갈수록 결혼에 대한 관념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전 같으면 일단 결혼하면 가급적 이혼을 하지 않고 혼인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특히 사법연수생과 같은 사회적 신분을 가지고 있으면 더욱 그랬다. 이혼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드문 현상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알까봐 불편하게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남녀간의 애정에 더 비중을 둔다. 사랑을 위해서는 공직도 과감하게 버린다. 사랑 때문에 다른 가치를 쉽게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을 위해 자신의 직업도 버리고, 어떤 사회적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애정에 있어서 양보심이 적어지고 있다. 이미 결혼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의 배우자가 먼저 결혼했다는 사실만으로 우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먼저 결혼해서 혼인신고는 해놓았지만, 애정이 식어 이미 정신적으로 남남인 상태에 있으면 나중에 생긴 애정관계에 모든 것을 넘겨주라는 식의 사고방식
이러한 사고방식은 어떤 의미에서는 혼인제도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법적대적(法敵對的)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왜 애정도 없는 상태에서 이혼을 해주지 않느냐? 이혼을 해주면 두 사람이 행복한데, 왜 고집을 부리면서 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느냐?’라는 논리다. 이것은 종래 전통적인 결혼관, 즉 결혼하면 두 사람이 순결의무를 지켜야 하고, 동거해야 하며, 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셋째, 애정이 식은 혼인관계를 끝까지 붙잡으려다 더 큰 불행을 당할 수 있다. 이번 사건도 사실은 배우자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혼을 해주었으면 문제가 복잡하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배신당한 상태에서 이혼을 하기 싫어 집착하다 보니 자살이라는 비극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당사자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해 끝내 자살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이해가 간다.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태도에 대한 분노심, 추락한 자신의 입장에 대한 자괴감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남녀 간의 애정과 신뢰는 한번 깨지면 거울 같아서 다시 원상태로 복원되기 어렵다. 겨우 추슬러서 살아봤자 끝까지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고 살아가게 된다. 이런 원리를 깨닫지 못하고 변한 사랑을 붙잡고 고민해봤다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넷째, 불륜의 문제는 일단 불거지면 스캔들이 된다. 사법연수생 두 사람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결혼했다가 사이가 나빠졌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사랑했다. 이혼하고 다른 사랑을 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살이라는 상상도 하지 못할 사태가 터졌고, 그로 인한 사회적 평가는 전혀 달라졌다. 그에 대한 책임은 어쨌든 원인을 제공한 두 사람이 져야 할 몫이다.
세상의 기본 이치가 다 그렇다. 별 것 아닌 정도로 넘어갈 수 있는데 크게 문제가 되어 패가망신하는 것이다. 뇌물을 받아먹던 공무원도 문제가 되면 감옥에 가고 파면 당한다. 음주운전을 하다 걸리면 면허가 취소되고 구속까지 되기도 한다. 도박을 하다가 파산하고, 성매매를 했다가 전과자가 된다.
다 탄력적인 상황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어차피 이혼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이혼에 대한 두려움, 자괴감에 빠지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다. ‘이혼하면 되지 왜 자살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충분한 해답이 될 수 있도록 이혼사실이 사회생활에 커다란 장애가 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
또한 부부가 살면서 헤어질 것 같으면 서로가 좀 더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헤어질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서로가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한 다음에 그 결혼이 행복은커녕 불행만 가져올 무기로 전락한다면 빨리 갈라서게 해주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혼에 대해 너무 많은 고통을 받지 않고, 이혼에 대비하면서 살아갈수록 사회적 교육이 필요한 것같다.
여섯째,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한 사람이 자살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다면 그에 관계되는 모든 사람들은 남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잘못을 참회해야 한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만 하고 있는 모습은 안타깝다. 일단 참회하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반성하고, 그에 상응하는 인간적인 징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꼭 법적인 책임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법에 앞서 인간이기 때문이다.
'돈 잘받는 비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기를 당하지 않는 지혜 (0) | 2016.07.02 |
---|---|
채권상담을 하다보면.... (0) | 2013.10.01 |
[스크랩]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한 경우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까? (0) | 2012.11.10 |
[스크랩] 불륜에 빠지는 원인 (0) | 2012.08.18 |
[스크랩] 간통죄는 아직도 처벌되는가? (0) | 2011.12.02 |